차례
1부. 상박간고(上博簡考)
2부. 박혁은 바둑이다.
3부. 음산암각화
4부. 산해경 음산을 취재하다.
5부. 청동기시대 바둑두러 학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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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상박간고(上博簡考)
(이 글의 1부인 '상박간고는 중국고문자학계의 성과로 나온 각종 논문에서 아직 논의중인 '박혁'에 대한 검토가 있기에 소개합니다. 글쓴이의 주관을 배제하고 최대한 연구자의 논지를 견지하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이 글의 펌과 뜬끔 없는 인용을 불허합니다. 글쓴이의 이름을 제외하고 개인블로그에 올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겁니다.)
▲ 죽간의 한 종류
상박간은 상박초간(上博楚簡)으로 불리는 중국상해박물관 소장의 전국시대 초나라 죽간이다. 이 자료는 1994년 홍콩 골동품시장에 나와 손님(?)을 기다리던중 상해박물관 연구원에 발견되어 대륙으로 돌아 와 2001년 '상해박물관 소장 '전국초죽서'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실체가 들어난 자료다. '전국초죽서'의 발표이후 '공자시론' '치의(淄衣) 항선(恒先)등의 교독기(校讀記)가 계속 발표되었는데 발표 때마다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여 아직도 정론이 모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 교독기속에 곽영병(郭永秉)의 45호간(號簡) 교독기가 주목된다. 2009년 1월말에 발표된 이 교독기속에는 바둑의 시원을 알 수 있는 박혁(博奕)에 대한 분석은 바둑계에 큰 의미가 있다. 곽영병은 상박간 45호간을 해독한 이영(李零)의 해독을 따른다.
旣爲金桎 或(又) 爲酉(酒) 池 (厚)樂於酉(酒) 専(溥) 亦(夜) 以爲槿(淫) 不聖(廳) 元邦之正(政)- 상박간 45호간.
이영은 위의 문장에서 ' 専亦'을 '溥夜'로 읽고 철야(徹夜)라는 뜻이다 말한다. 한자 溥에는 遍의 의미가 있다고 말하며 근거로 사기은본기(史記殷本記)의 '說紂爲長夜之飮'을 든다. 걸왕이 날을 새워 술을 마셨다는 내용이다. 곽영병은 위의 문장중에 부야위음(溥夜爲飮)을 고문자학자 이영, 심백의 의견을 참고하며 부야이위음(溥夜以爲淫)으로 고증한다. '박으로 날을 새워 놀았다'는 것이다. 이 溥가 중요한 화두다.
溥는 博, 薄등으로 등장하는 고대의 반상게임이다. 허신이 이 薄을 위기(圍碁)라 한 이후 薄이 위기로 불리는 계기가 되었다. 공자의 '박혁' 맹자의 '박' '혁추'등이 그것이다. 곽영병은 '博奕以爲欣'을 박혁은 즐기는 것이다며 진진(秦秦)시대 걸의 폭정을 고발한 내용이라 한다. 곽영병은 설문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博 専 薄은 결국 같은 자(字)라 한다.
곽영병은 설문의 '奕 圍碁也. 从卄 亦聲 亦是奕'의 대목을 관자의 聖人者聖諸本而遊於樂大昏也博夜也(성인이 고상한 오락을 위해 대혼을 만들었다.대혼이 박야다)을 들어 박야가 곧 박혁이라는 결론을 낸다.
다시말해 위기는 곧 박혁이라는거다. 논어의 박혁이나 맹자의 박등을 모두 위기라 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곽영병은 '회남자'를 들어 '진진'시대로 오면서 사람들은 '박혁'에 시간과 돈을 기꺼히 투자하여 생업과 직장일등을 소홀히 하는 풍토가 생겼다고 한다. 곽영병은 '문자(文子)'를 들어 박혁에도 도가 있나 묻고, 있다는 대답을 구한다. 그리고 '문선(文選)'을 들어 오늘날 정무를 폐하고 박혁에 미친 사람들이 있다며 업무태만에 침식을 잃고 많은 사람들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불만도 소개하며 박혁을 즐기는 것 이상으로 부정적 인식도 있었다 말한다.
곽영병은 상박간을 통해 박혁은 걸주가 만든 오직 즐기기위한 오락이라 한다. 박혁은 즐기는 것 이란 의미의 한자어 爲欣 爲樂 爲歡을 '서경잡기' '안씨춘추'등에서 찾아 고증을 한다.
박혁이 위기였다는 주장은 맞는 말인듯 하다. 박, 혁, 박혁,으로 불리던 위기와 다른 고대의 반상게임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수많은 문헌자료의 큰 흐름은 박혁과 위기의 일관성을 보여준다. 상박간에 기록된 이 한문장에 박혁이 거론된 것은 바둑계의 행운이다. 위의 문장을 해독해 보면 이렇다.
'이때에 와서 주지육림에 마시고 박을 하며 날밤을 새우고 놀며 나랏일은 듣지 않았다.(이청)
상박간의 20여자에 불과한 문장의 해독을 위해 수십종의 옛고서의 전고가 인용되고 검토되는 모습은 학문의 치열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곽영병은 박혁이 상은대에 만들어 졌다고 하나 사실은 전국시대에 발견되었다며 '세본' '문선' '태평어람' '중흥서'등에 등장하는 박혁 위기를 총체적으로 검토한다. 걸주의 발명설도 사실은 후대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혁과 위기는 같은 종류였다는 주장은 일관적이다.
상박간연구 자료를 보면서 중국바둑계의 굼뜬 행보에 놀란다. 이 자료가 가공되어 2차적인 담론이 되는 모습을 보지 못해 하는 소리다. 그렇다고 중국의 굼뜸을 지적하기도 그렇다. 대학에 바둑학과가 설치된 입장의 한국의 바둑문화의 현실은 너무도 앙상하고 초라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바둑팬들은 언제나 저런 묵직한 바둑담론을 보게 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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