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두면 노인 건강에 도움 돼요”
일본서 노년학 전공 이수정씨 논문
바둑이 고령자의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명지대 바둑학과를 졸업한 뒤 도쿄 오비린 대학교에서 노년학(Gerontology)을 전공한 이수정씨는 ‘바둑이 고령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란 석사논문에서 바둑을 두는 노인들이 일반 노인들보다 정신 건강과 심신 건강이 양호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단 승부에 집착하거나 주 15시간 이상 바둑에 몰입하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건강 수치가 낮게 나왔다.
바둑은 노인들이 편하게 교류하면서 값싸게 즐길 수 있는 레저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최근 은퇴한 동문들의 바둑 모임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도 바둑이 힘 안 들고 돈 안 들면서 친구와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레저이고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이유가 크다고 보인다. 여기에 심신 건강에도 유익하다면 노인들에겐 금상첨화. 그러나 바둑에 임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에 신경 써야 한다.
노년학은 약 100년의 짧은 역사를 지닌 학문으로 국내 대학에는 없고 일본에서도 오비린 대학이 유일하다. 이수정씨는 바둑 두는 65세 이상 노인 25명, 일본장기 25명, 일반군 25명씩을 각각 조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일본장기는 ‘쇼기’라 불린다. 일본 바둑 인구가 500만 명인 데 비해 쇼기는 750만 명으로 더 많다).
정신 건강의 척도로 ‘주관적 행복감(PGC)’과 ‘자아존중감’을 조사했는데 세 부류 중 바둑군이 수치가 가장 높게 나왔다. 그러나 바둑을 어떻게 접하느냐에 따라 건강상태는 변화가 컸다. 바둑 두는 가장 큰 목적으로 ‘친구와의 교류’를 꼽은 노인들은 심신 건강의 하위 척도라 할 사회적 활동장애 점수가 낮았고 ‘스트레스 해소’ ‘정신 집중’을 꼽은 노인들은 주관적 행복감에서 높은 득점을 보였다. 모두 건강에 유익한 케이스들이다. 반면 승부를 중요시하고 집착하는 노인들은 ‘신체적 건강’ 면에서 일반군보다 좋지 않았다. 또 ‘이기고 지는 것에 민감한 편’이라 답한 노인들은 불안 및 불면 척도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다. 건강에 불리한 케이스들이다.
일본은 전 인구의 20%가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은 현재 노인 인구 10%의 고령사회다 (2026년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50년엔 국민의 3분의 1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바둑은 이런 고령사회에서 노인들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고 돈 안 드는 복지 정책의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자세다. 이수정씨는 논문 말미에서 노인들에게 바람직한 바둑을 접하는 태도로 ▶스트레스 해소 목적▶친구와의 교류▶정신 집중 훈련 ▶대국, 바둑 방송 시청, 바둑 책 보기를 포함해 주 15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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