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조종사는 비행기가 불길에 휩싸여도
조종석에 남아 있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건강은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육체적인 건강을 정신적인 건강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이는 육체적으로 강건하고 정신적으로 안일함이 가장 좋은 건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을 열심히 생각만 해도 “아 골치 아프게 무얼 생각하니?”라며 통증이라고까지 여기는 사람도 있다. 육체적인 건강은 운동으로 단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건강도 부단한 정신적인 운동으로 가능하게 된다.
어떤 파출부가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다. 의사는 운동부족 때문에 병이 났다고 진단을 했다. 그 파출부는 “나는 매일 몸이 고될 만큼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는데 웬 운동부족입니까?”라고 물었다.
의사 왈 “그것은 노동이지 운동이 아닙니다. 쓰던 근육만 계속 쓰는 것은 노동이고, 운동은 계획을 세워 골고루 근육을 써야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면에서 볼 때 정신적인 운동은 스트레스(Stress)와 구별되는 것이다.
상상력과 집중력이 길러지고 즐길 수 있는 정신적인 활동을 정신적인 운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걱정, 고민, 과욕 등은 지나친 노동과 같아서 정신적으로 유해한 스트레스(Stress)에 해당하는 것이다. 건전한 정신적인 운동을 하면 엔돌핀이 생기고 창조력이 생기며 집중력이 생긴다. 집중력은 운동에 의해서 점점 더 향상된다. 가령 만 4세 이하는 집중력이 이십 분밖에 되지 않아 치과에서 치료하면 이십 분 이내에 해야 하고 초등학교는 사십 분 정도 수업을 하고, 중등학교는 오십 분 이렇게 점점 더 집중력을 길러 가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건강에 바둑은 상당한 효과를 준다. 바둑은 어떠한 두뇌 스포츠보다 집중력이 필요하고 다양한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주고 전토를 할 것인가 집을 지을 것인가 여러 가지 작전을 구사하게 해준다. 이런 중에 충분한 엔돌핀이 생성되어서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준다. 바둑이 장수의 비결 중 하나라는 것도 과언이 아니리.
육체적인 병을 바둑으로 극복하는 사람을 보았다.
10년 전에 중풍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기원에 오게 되었는데 그 분은 손을 떨면서도 바둑을 차츰차츰 두며 즐기기 시작했다. 건강을 유지하며 꾸준히 기원에 나온다. 만일 그 사람이 바둑을 두지 않았다면 벌써 죽지 않았을까라는 경망스러운 생각이 든다. 한국기원 프로기사들도 대체로 장수를 한다. 특히 그들 중 누군가가 중풍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명확한 구분이 있듯이 우리 인간의 성장과 쇠퇴도 나이에 따라 명확히 나타난다.
중국 고전에 의하면 여자는 7진법으로 성장과 쇠퇴를 하며 남자는 8진법으로 성장과 쇠퇴를 한다고 한다.
서양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나이를 계산하지만 동양에서는 뱃속에서 자란 것을 가산하기 때문에 태어나면서 한 살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나이도 만이 아니고 그냥 우리 나라에서 말하는 나이다. 여자는 7세에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며 7×2=14세에 초경이 시작되며 영구치는 28개가 나서 치열이 완성된다.
3×7=21세 때 막니(사랑니)가 나며 최고로 아름다워진다.
4×7=28세 때 가장 건강해지며 귀부인 태가 나고 인생의 황금기를 맞게 된다.
21세 때 꽃봉오리가 막 열릴 때라면 28세 때는 완전히 만개할 때라고 보면 될 것이다.
5×7=35세 때, 즉 5단을 넘으면서부터는 서서히 건강이 쇠퇴하게 된다.
여자는 이때부터 갑자기 장이 나빠지거나 머리가 아프다든가 하는 건강의 문제점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치주염도 이때부터 많이 나타나며 6×7=42세 때부터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하며 몸을 잘못 관리하면 급격히 늙어 버릴 수 있는 때이다. 7×7=49세 때 폐경기가 되고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제까지 좋다고 생각했던 치아도 이때부터 많이 빠지기 시작해서 틀니를 해 넣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에 남자는 8진법으로 성장과 쇠퇴를 한다.
8세 때부터 유치가 탈락되고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며 2×8=16세 때 사춘기가 되고 목소리가 굵어지거나 여드름이 나는 등 2차 성징이 강하게 나타난다. 3×8=24세 때는 최고로 힘이 세어진다. 폭발적인 힘을 요하는 복싱선수나 단거리 선수들은 이 나이에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4×8=32세 때 건강이 최고조에 달하며 살도 붙어서 제일 인물이 나는 때이다. 5×8=40세 때부터, 즉 5단을 넘으면서 건강은 서서히 쇠퇴하게 되며 이제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갖가지 성인병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칼로 자른 듯이 정확히 40세를 넘으면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6×8=48세부터는 급격히 건강이 쇠퇴하며 근력도 떨어진다. 48세 1년 동안에 급격히 건강이 쇠퇴하므로 이듬해 49세에는 대단히 어려운 아홉 고개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사망률이 아주 높아진다.
8×8=64세 때 할아버지 소리를 들으며 이가 대부분 빠져서 틀니를 해 넣게 된다. 이상에서 열거했듯이 남자나 여자나 모두 5개 단(남자는40세, 여자는 35세)을 넘으면서 육체적인 건강이 쇠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듯 육체적인 건강은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누구나 그 흥망성쇠가 비슷하다.
반면에 정신적인 건강은 그 흥망성쇠가 참으로 다양하다.
30살 때 성장이 멈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60살, 70살이 되어도 성장을 계속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은 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험과 지식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판단력이 높아질 수 있다.
남자들은 대체로 빠르면 50대 초반부터 쇠퇴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50대 후반부터 쇠퇴를 하나 부단히 정신적인 훈련을 하는 사람들은 60대에서도 계속 성장을 할 수 있다.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훨씬 더 늦게까지 성장한다. 보통의 여자들은 60대나 70대까지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들은 할머니를 보고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 그것은 그들이 정신적인 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들은 구시대의 교육을 받았고 신세대의 교육에 재빠르게 따라 가지 않은 결과에 불과하다. 이 이야기가 믿기지 않으면 이미 늙은 어머니에게 옛날 일들을 물어 보기를 바란다.
중요한 일은 하나도 잊지 않고 모두 기억하여 말씀하실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20년 전 보다도 지금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훨씬 많을 것이다.
이렇듯 남자와 여자는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정신적인 건강은 노력 여하에 따라 강화할 수 있다.
정신적인 건강은 육체적인 건강이 쇠퇴 할 때도 꾸준히 성장하며 정신적인 건강은 육체적인 건강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육체적인 건강이 심각하게 약화되었을 때 강한 의지가 육체적인 건강을 회복시켜 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갑자기 뇌졸증에 걸린 사람이 입원하게 되었다.
그는 말을 할 수 없었고 다리를 쓸 수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담당의사가 오면 두 손을 모아 싹싹 빌었다.
그것은 제발 살려 달라는 간절한 기도였다. 그 후 그는 매우 빠른 속도로 치유되었고 완치에 가까울 정도로 회복되었다. 반면에 의지가 약한 사람이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면 포기하거나 남에게 의존하려는 안일한 태도로 대처하게 된다.
실로 인간은 죽음이 눈앞에 와도 안일을 찾는다.
비행기 조종사는 비행기가 불길에 휩싸여도 조종석에 남아 있는 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정신적인 운동을 게을리 한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하며 생각하는 자체를 ‘골치 아픈 것’으로 생각한다.
바둑을 두는 사람들은 늘 새로운 시도를 한다.
전투를 불사하고 묘수를 찾아낸다. 나의 약점은 방비하고 상대방의 약점을 날카롭게 공격한다.
그들은 정신적인 모험을 찾아 나서며 또한 즐긴다.
그렇기 때문에 바둑이야말로 최고의 두뇌 스포츠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