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자연을 배우고 산천초목을 거닐며 일하고 싶다면, 자연환경조사원을 추천한다.
자연환경조사원은 교수나 전문 연구원을 도와 자연환경을 조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대학으로 치면 교수를 보좌하는 조교인 셈. 조사 대상은 곤충을 비롯하여 식물, 어류, 조류, 포유류 등 여러 분야로 나뉘는데, 분야별로 표본 조사, 분류, 기록 등을 통해 생물의 종 다양성을 파악하고 대학을 비롯한 각종 연구 기관에서 수행하는 조사 사업에 조사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대학과 연구 기관에서는 자연환경 조사 업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연환경조사원을 필요로 한다. 조사 연구 사업에 연구 인력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풀타임 월급제보다는 연구 사업별 파트타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9년 환경부에서 기획하고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총괄한 자연환경 조사 전문 인력 양성 교육이 처음으로 시행됐으며 2012년까지 400여 명의 자연환경조사원이 양성됐다. 2012년 12월 수료생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선발하지 않지만 현재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자연생태환경 전문가 교육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표본 채집 등을 하는 야외 조사와 표본의 분류와 실내에서 연구자를 돕는 실내 조사 등을 한다. 야외에 나가 조사하는 시기는 조사하는 대상에 따라 달라지지만 주로 5~10월이다. 참여하는 조사 연구 계획에 따라 일주일에 2~3일 야외에 나가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야외 조사가 40%, 실내 작업이 60% 정도다. 곤충을 연구하는 자연환경조사원의 경우 야외 조사가 진행되는 날에는 보통 오전 9시까지 현장에 도착하며 저녁 6시까지 곤충을 채집하거나 식물 등을 조사한다. 야간작업이 있을 때에는 보통 밤 11시까지 작업하기도 한다. 포충망, 핀셋, 나침반, 지도 등 챙겨 간 준비물로 표본 작업을 위한 채집을 시작하는데 이때 채집한 날짜와 시간, 경도와 위도의 정확한 위치, 주변 수목 및 식생 상태, 논·밭·들·산 등 주변 환경 등을 기록하는 것은 필수다. 야외에서 채집한 생물은 정리 작업을 위해 연구소로 가져온다. 곤충을 조사할 경우, 곤충이 담긴 지퍼백에서 한 마리씩 꺼내 과, 속, 종별로 분류하고 기록한 후 아주 작은 핀으로 곤충이 살아 있을 때의 모양으로 표본을 만든다. 야외에서 채집하지 않을 땐 연구실에서 채집한 생물을 분류하고 정확한 이름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한다. 채집하거나 표본을 만드는 작업 후 분류를 해야 하는데, 분류는 특히 전문성이 요구된다. 곤충의 경우 종류가 워낙 다양해 생소한 곤충의 이름을 찾는 데 하루가 걸릴 수도 있다. 맡은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할수록 분류를 빠르게 잘할 수 있다.
자연환경조사원이 되기 위한 전문 교육기관은 현재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자연생태환경 전문가 교육과정이 잘 알려져 있다. 이 과정은 자연환경 분야 전문가와 해설가가 주로 수강하지만 학문으로서 처음 자연생태환경을 접하는 초급자도 가능하다. 정원은 30명 내외며 학기별 15주로 1년 2학기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 1일 3시간 실내 수업과 매회 6시간의 현장실습을 한다. 첫 학기는 51만원이며 그다음 학기는 학기당 36만원이다. 수료생들은 보통 조사 연구 사업에 연구 인력으로 참여하며,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으나 전국적으로 수십 명 이상의 자연환경조사원이 연구 조사 사업에 참여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홈페이지 edulife.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