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갑자기 오르면서, 마치 대박을 안겨다 줄 행운의 금융상품처럼 다뤄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투자 붐이 직장인, 학생, 주부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넴, 라이트코인···
2012년까진 1비트코인 당 10달러 미만에 거래되던 것이 2017년 지금 한때 3000달러에 육박하는 기염을 통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엔 국내에선 489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일부에선 연내 1000만원까지 오를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현재도 국내에서 가장 비싼 주식인 삼성전자(6월 초 현재 220만원 상당)보다 훨씬 비싸고, 금값(6월 7일 기준 온스당 1290달러)도 부럽지 않을 정도다. 최근 랜섬웨어 해커가 파일 복구조건으로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을 요구할 정도로 가상화폐는 인기다. 비트코인의 인기에 힘입어 이더리움, 리플, 넴, 라이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들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700여 종의 가상화폐가 출현해 거래되고 있다.
돈세탁으로도 활용되는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국가가 발행하는 공식 화폐는 아니지만 화폐로 받아들이는 곳이 조금씩이나마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한정돼 있다 보니 투기수요가 몰린다. 비트코인 사용처 안내 사이트인 코인맵(coinmap)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전국 60여 개 업소가 현금처럼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겠다고 등록한 상태다. 더구나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받아들이는 국가들도 늘어나고 있어 언젠가는 한국도 정식 지불수단이나 결제화폐로 인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에 일조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봄에 비트코인을 공식 결제지불수단으로 인정했고, 러시아도 2019년부터 결제수단으로 인정할 예정이다. 비트코인의 인기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에서 압도적이다. 이곳에서의 거래가 전 세계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일본은 법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고 중국은 위안화의 약세가 이어지는 동안 비트코인이 부유층들의 대체투자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인기를 얻는 이유가 중국 부유층들에게서 발견된다. 비트코인은 사용자의 익명성이 보장된 다는 점 때문이다. 중국 부유층은 당국의 규제를 피해 해외로 자금을 반출하는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145년까지 2100만개까지만 발행
디지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coin)을 합친 말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상인물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호주 사업가 겸 컴퓨터 공학자인 크레이그 스티븐 라이트에 의해 개발됐다.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서는 채굴(mining)하거나 거래소에서 구입해야 한다. 비트코인은 2145년까지 2100만개까지만 발행한다. 이미 1600만개가 채굴됐다. 이제 채굴은 쉽지 않다.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문제가 어려워져 수 십대의 컴퓨터를 돌려야만 가능하다. 개인이 채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래소를 통한 구매 외엔 비트코인을 손에 쥘 방법은 없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인가
과연 비트코인이 황금알을 낳아 줄 안전한 투자 자산인가? 비트코인 거래량은 지난해 1조 달러를 넘어선 이후 세계 일부에서는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며, 정부화폐가 아닌 민간에 의한 가상디지털화폐가 더 많이 사용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하며 비트코인의 미래를 밝게 내다본다. 많은 국가들이 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속속 인정할 것이란 전망도 이 가상화폐의 투자수요를 부추긴다.
생각해 볼 점은 비트코인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신뢰성을 누가 보장할 것이냐는 점이다.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곧 신뢰의 반영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한 뿌리 시장가격은 고급 저택가격을 능가했다. 시장에서 형성된 이 가격이 신뢰를 반영했다면 왜 튤립가격이 지속하지 못한 채 한 순간 와르르 무너졌을까?
비트코인의 신뢰기반은 어디서 오는가
오늘 날 모든 국가의 신용 화폐는 국가의 재정으로 그 가치를 뒷받침한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못한 국가의 화폐는 외환시장이나 국채시장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 국가재정의 건전성만큼 시장에서 그 국가의 화폐 신용도가 부여된다. 사실 금태환제가 시행되던 때엔 모든 화폐가 금으로 태환될 수 있었다. 화폐가 되기 위해서는 신뢰가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었는데 그 신뢰를 지금은 금 대신 국가 재정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에 앞서 비트코인의 신뢰기반이 어디에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비트코인은 금도 아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재정으로 신뢰성을 뒷받침하는 화폐도 아니다. 토지나 금융자산 역시 아니다. 비트코인으로 대박을 맞을지 쪽박을 찰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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