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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신비가 살아 숨쉬는 국가지질공원, 울릉도

세계 기행

by kkabiii 2017. 10. 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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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지질이 하나의 섬을 이룬 울릉도.

세월이 만든 천혜의 경관

‘신비의 섬’ 울릉도는 역사 이전의 지각 변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울릉도는 약 460만 년에서 5000년 전 사이에 한반도 동쪽 160여㎞ 지점에 형성된 화산섬이다. 그러니까 마지막 지질시대인 신생대 4기에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것이다.

탄생의 흔적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화산암인 현무암과 조면암, 부석 등이 울릉도를 에워싸고 있다. 주상절리(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마그마는 냉각되면서 부피가 수축한다. 그래서 마그마는 틈새가 생기면서 기둥 형태가 된다. 이를 ‘절리’라고 하는데, 4각이나 6각 기둥 같은 주상절리는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해식동굴(파랑에 깎여 만들어진 동굴), 해안절벽 등의 지질학적 특징에는 울릉도가 태어나고 자라온 억겁의 세월이 잠들어 있다.

이렇듯 태초의 신비를 베일 속에 감춘 울릉도는 지구과학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게다가 천혜의 경관까지 갖추었기에 지질 연구자와 관광객의 발길을 모두 끌어당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울릉도와 독도는 2012년 국가지질공원으로 동시에 인증 받았으며, 해상 1㎞까지의 면적을 포함해 섬 전체가 지질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지질공원 안의 지질 유산(또는 유산들)이 학술적이나 경관 측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닐 경우 지질명소로 지정된다. 울릉도와 독도의 23개 지질명소들은 연구, 교육, 여행지로 사계절 상종가를 치고 있다. 특히, 울릉도의 백미로 손꼽는 2.6㎞ 구간의 도동~저동 간 해안산책로는 KBS <1박2일> 촬영지로도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외 탐방객이 몰리는 상황이다.

울릉도의 유려한 경관은 여행과 연구 목적을 모두 충족시킨다.

상이한 시대들의 만남

바다소리가 상쾌한 도동 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울릉도 초기 화산 활동을 간직한 여러 지질구조를 만날 수 있다. 저동항에서 행남등대 쪽으로 각종 기이한 형태의 암석이 이어진다. 용암과 집괴암(커다란 암석 파편들이 화산 분화로 분출되어 뭉친 암석), 재퇴적 쇄설암(부서진 암석 파편이 다시 뭉친 암석), 응회암(화산재가 뜨거운 상태에서 쌓여 만들어진 암석, 이그님브라이트라고도 한다), 조면암(점성이 높은 용암이 화구 근처에서 굳으면서 만들어진 암석)은 모두 모양과 성질, 생성 시기가 다르다. 울릉도에선 화산지대의 다양한 지층과 구조들이 각자의 생성 시기를 넘어 만든 부정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울릉도에선 시대가 다른 지층들의 부정합을 구경할 수 있다.

저동 해안산책로 역시 초기 화산활동 당시에 만들어진 화산암을 잘 보존하고 있다. 현무암이 주로 분포하며, 클링커, 하이알로클라스타이트(물과 접촉한 마그마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만들어진 유리질 파편), 해안폭포, 해식동굴, 기공(급랭하는 마그마의 가스 때문에 만들어진 암석의 구멍), 행인(살구씨형 용암), 암맥, 베개용암 등 이채로운 기암괴석이 산책로를 따라 손짓한다.

도동~저동 해안산책로의 다채로운 화산섬의 지질 구조는 지질학 문외한이라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기암괴석의 형성 과정을 알면 풍경은 더 흥미로워진다. 바위 하나에도 그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도동-저동 해안산책로의 클링커(Clinker)는 ‘점성이 높은 용암이 경사면을 따라 흐르면서 표면이 급히 식어 굳음과 동시에 깨어져 생긴 작은 조각’이다.

이름처럼 예쁜 베개용암(Pillow Lava)은 ‘뜨거운 용암이 차가운 바닷물로 흘러 들어가거나 물속에서 분출해 만들어진 베개모양의 용암덩어리’이다. 암맥(Dike)은 ‘지하의 마그마가 지층의 틈새를 뚫고 올라와 생성된 납작한 판 모양의 암석’이다.

탐방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해식동굴(Sea Cave)은 ‘밀려드는 파도에 의해 암석의 연약한 부분이 깎여나가 천연적으로 형성된 천혜의 동굴’이다. 이그님브라이트(Ignimbrite)는 ‘화산재와 부석 덩어리들이 고온 상태에서 서로 엉켜 생성된 암석’으로 정의된다.

그밖에 타포니(Tafoni)는 ‘풍화로 인해 암석 표면에 스펀지나 벌집처럼 생긴 구멍’으로 장구한 세월만큼이나 신비로운 비경을 간직한다.

파랑과 세월이 만들어낸 해식동굴.

국가지질공원의 미래를 위하여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 국가지질공원의 박선규 사무국장은 “지구 역사가 기록돼 있는 지질명소를 교육이나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사회가 경제적 보탬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었다”며 지질공원제도의 도입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 부산, 청송, 강원 지역, 무등산권 등 6곳의 국가지질공원이 탄생했으며, 앞으로 매년 한두 개의 국가지질공원이 새롭게 추가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다가오는 2016년이면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 국가지질공원의 인증기간이 만료된다. 박선규 사무국장은 재인증 여부의 심사에 앞서 “지질명소나 관광명소를 연계해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고, 각 명소를 오갈 수 있는 교통편의가 후속적으로 조치돼야 한다”며 지질명소 관광의 접근성 개선과 탐방로 조성을 강조했다.

울릉도는 국가지질공원 재인증 심사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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